우선 내려놓자(3/31목)

 

부자가 죽어서 간 곳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그분은 부자에 대해 예민했다

거지는 지상의 삶이 궁핍해서

자신이 행해야 할 보속을 다해

그냥 그분의 나라로 갔지만

부자는 그 어려운 곳을 향해

거기서 막장 고통을 당해보니

정말 이것은 아니다 싶기에 

자기의 형제들만큼은 이곳에

오지 않도록 하려는 그 배려

근데 이것도 허락 안 하시는

그분을 보면서 무척 야속하다

또 큰 희망을 품고 찾아온

부자 청년을 대하는 모습에서

너무 강하게 말씀을 하시니

그분 앞에 서면 오금이 저리다

그분을 뵙는 순간 다 알아버려

이미 왕창 쫄아 있는데 거기다

네가 가진 것을 몽땅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강하게 하시니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선택의 여지가 하나도 없으니

맥이 탁 풀려 포기할 수밖에 

그러면서 영원한 생명을 위해선

적어도 모세와 세례자 요한처럼

확실한 믿음이 없이는 안 되는

그런 메시지를 전하시고 계시다

이래서 우리가 그분을 원한다면

정말 그분 속을 꿰뚫어야만 

뭔가 하늘나라의 실마리라도

풀 수 있는 단서를 만남이니

그 단계에 나아감이 참 그렇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부자청년처럼 포기할 수는 없기에

이때 아브라함의 믿음이 필요하다

아들 이사악을 봉헌하는 그 믿음..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