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은 여기까지다(4/24일)

 

토마스는 정직한 이이긴 했지만

그분이 누구인지를 잘 몰랐다

이미 그분은 부활하셨기에

이곳저곳을 활보하고 계셨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유령은 아니지만 마치 유령처럼

자유롭게 어디라도 간다는 것

이 영역이 부활하신 그분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이다

유대인들의 살벌한 모습 때문에

문을 걸어 잠그고 칩거한 제자들

아니 이 사람들이 다 어딜 갔어

이미 나를 다 버렸단 말인가

그런다고 내가 너희를 못 찾아

야 이 사람들아 나 여기 있어

하시며 그것도 토마스에게 

보란 듯이 그래 네가 확인 사살

그렇지 않으면 나를 못 믿겠다고

그래 네가 하고 싶은 것 해봐라

하시면서 옆구리를 내어주니

쥐구멍을 찾느라 혼쭐이 났다

해서 때론 정직한 것도 좋지만

침묵 중에 기다리는 것이 좋다

그것도 뭘 모르는 때엔 더더욱

그럼 무엇 때문에 그렇게 어렵게

그분은 부활을 하셔서 오셨을까

당신의 약속을 지키는 것과

사분오열된 당신의 공동체에

성령의 힘을 불어 넣고 또

당신이 공동생활 때 하셨던

그 사랑과 용서와 평화를 

힘차게 나누게 함으로써 

하늘나라의 재건이 첫째 목적이고

둘째는 인류 공동체의 구원이며

결국은 하느님 나라의 완성이다

아 이제 다 이루었구나.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