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참 순례자(6/26일)

 

그분을 따르는 길은 험난하다

부자 청년이 왔다가 고개 떨구고

떠난 길이 바로 그 길이다

무엇이 그리 힘들게 하는 건가

그건 올곧은 길을 가는 것이다

쟁기를 잡고 뒤를 안 돌아보며

당신을 종신 따르고 싶으면

당신이 지고 가신 십자가의 길

그 길을 액면 그대로 따라오라고

그래서 돈주머니도 식량 자루도

심지어 두 벌 옷 가짐도 없이

정말 청빈의 길을 가라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어떻게 해보겠는데

풍찬노숙(風餐露宿)의 숙연한 삶

거기다가 부모의 장례까지도 그냥

죽은 자들에게 맡기라는 매몰찬

그 말씀 앞에 많은 이가 힘들다

이는 나를 온전히 버리는 정신

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참 빈자의 마음

바오로 사도의 결연한 의지처럼

나를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질

하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길이다

이건 그분 앞에서 오수만도 못한

그런 최후의 환경에서 살겠노라고 

선언한 프란치스코의 자연의 삶

그런 끝판왕의 삶이 아니고서는

결코 갈 수 없는 그런 삶이리라

그래서 그분의 길을 가는 것이란

천하를 방랑자의 순례로 시작해서

마감할 때도 그 모습 그대로만

나를 허락할 수 있는 그 무엇

그분만이 허락하는 노마드의 삶

영적 청빈의 영원한 순례자로서

안주도 정주도 힐링 그 무엇도 없는

그런 영원한 참 자유인의 삶이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