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의 양들처럼(8/9화)

 

어느새 훌쩍 커버린 내 영혼

아이들처럼 순수하면 좋은데

덩치에 비해 영혼이 난해하다

영적 순수성의 흐릿함이다

이것을 누구 탓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본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하나는

나를 잡초밭이 되게 한 것은

내가 아니고 과연 누구겠는가

하느님은 분명 잡초를 키우신

그런 분이 아님은 자명하다

그러기에 이 영역이 난해하다

방치했거나 꿀단지를 향한

큰 노력이 이렇게 만들었다

오늘도 그분은 열 일을 하신다

잡초밭으로 향하고 있는 영혼

그들을 향해 돌아오라 외친다

왜냐하면 그분은 늘 측은지심에

이타적인 사랑으로 사시기에

멀쩡한 영혼보다는 이탈하고

완전히 길 잃은 영혼을 향해

끊임없이 돌아오길 염원하신다

사실 세상의 일등을 하는 것

이것도 어려운 것이 틀림없다

근데 하느님 나라를 향한 으뜸

이것은 무엇보다도 더 어렵다

아니 으뜸이 아니면 어떤가

그냥 순수한 어린양이 되어

그분의 대열을 졸졸 시냇물처럼

따르기만 해도 최고일 것이다

마냥 순수를 향하는 수레바퀴

그 안으로 들어가기만 해도

언젠가는 착한 어린양이 되기에

어느새 몽골 초원의 양들처럼

그저 풀만 만나기만 해도 좋아라

그분 향해 찬미를 올리리라 

이렇게 순수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