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을 만나는 길(9/4일)

 

인생 공수래공수거를 본다

그분 빈자의 삶도 본다

왜 젊어서 떠났으며

살면서도 늘 다 비웠을까

다 부질없다는 걸 알았기에

집 한 채 없이 거리의 사람

그것을 낙으로 삼으셨다

그래서 천하가 다 당신 것

무엇이든 다 가져다주는

그런 삶을 실제로 사셨다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뭘로

오천 명을 먹이고 남기는가

부자가 거지를 초대해서 

실컷 먹여 놓고 자기 자랑

이 사람아 열심히 일하면

나처럼 이렇게 부자가 돼

도대체 얼마나 부자이길래

당신이 밟고 다니는 땅이 

다 내 것인 것을 몰랐는가

그러자 거지가 대청에 누워

하늘을 가리키며 하는 말

땅 자랑이라면 그만 허시게

저 하늘에 세별이 보이나

저 안팎이 다 내 땅이라네

그냥 허허 웃는 부자의 모습

그래서 인생은 거지도 되고

부자도 돼 봐야 온전히 알까

이 짧은 인생 동안에 뭘로

양측을 다 경험할 수 있을까

해서 그분처럼 자유인이 되어

갈 수 있는 끝까지 가 보고

할 수 있는 걸 다 할 때 

완전히 비워지는 빈자인가

즉 깨달은 자만이 누릴 

그 참 자유의 길을 가는 분

그분을 부러워하지만 말고 

실제로 그분 안으로 들어갈 때

참사랑의 빈자를 만나리라.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