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끝 하늘길(8/15화)

 

하늘에 오르는 길

그분이 먼저 올라가셨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까 

그 뒤 그의 모친도 올라갔다

물론 불리어 올려진 것이다

하여간 오름은 안 나쁘다

높은 산만 올라도 좋은데

천상에 오를 수 있다니

이것을 무엇과 비교하랴

해서 사람은 오르고 오른다

오름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오는 건 사실이다 

한라산과 백두산을 오르면

대한민국의 높은 산은 

결국 다 오른 셈이다

그런데 그 산을 오름엔 대가

그것이 반드시 따른다

또 그 어려움과 난해함에

맞는 기쁨도 함께 따라온다

그분이 무엇을 했기에

하늘에 오를 수 있었는가

이에 굳이 답 안 해도 된다

그러나 그 모친은 뭘 했기에

사실 다 따지고 들면 글쎄

이런 분이 몇이나 있었을까

듣보잡 못한 성령으로의 잉태

처녀가 받았을 상처를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천사의 방문

그것으로 위로는 되었다

허나 그 이후에 마구간 출산

이집트로의 기나긴 피난 여정

거기다 말 못 할 여러 사정

출가 후 들려오는 무수한 소문들

결국은 십자가 형장의 이슬로

살아지는 그 모진 고난의 시간

그것이 다 썩고 또 썩어서

하늘에 올릴 진국이 되었나 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