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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그분 것인데(11/14화)
저는 그저 할 일을 했을 뿐
더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래서 당신 아래 저는 그저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라고 가르침 데로 삽니다
그분이 무엇이 부족해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줬고
십자가에서 그렇게 처절하게
죽어가야만 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기도 안에서의 깨달음
그것에 도달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내가 아무리 대단해도
그저 하늘 아래 당신이 주신
그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
그 자체를 인정하기에 행복한
사람으로 거듭나길 청합니다
처녀 마리아에게 천사가 와
뭔가 말도 안 되는 메시지를
전할 때 그녀는 우선 침묵했고
그리고 곰곰이 생각하는 중에
이런 답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대로 이뤄지게 하소서
사실 내 쪽에선 말도 안 되지만
천사 편에선 꼭 필요한걸
그대로 전달할 뿐이기에
참 난해한 것이지만 기도
그 안에서 받아들이는 역량
이것이 크면 클수록 은총도
거기에 걸맞게 내릴 것이다
해서 우리는 나라는 생각의 틀
이걸 어디까지 바술 수 있나
여기에 따라 자신의 역량이
초월적인 경지에까지 나아간다
이걸 성가정으로부터 배워서
나의 맘을 평정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이게 바로 주님 종의 모습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