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꿰뚫어라(1/24수)

 

관상의 눈으로 그분을 따른다

갈릴리호숫가에서 좀 오르면

레바논으로 향하는 길 쪽에

가파른 산기슭 쪽으로 난

많은 밭을 만날 수 있다

왜 저분이 저렇게 아름다운

그런 시 같은 비유로 말씀을

그건 그분의 마음에 그려진 

그곳이 마치 천상처럼 보인다

근데 그렇게 천상이면 뭐하나

아무리 좋은 말씀을 하셔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텅 빈 자루이거나 빈 강정

아무리 좋은 게 있다 해도

그걸 담을 인물들이 없는데

오죽 답답하면 씨뿌리는 비유

그걸 그리 애절하게 읊었을까

이 사람들아 제발 내 말을

좀 마음에 새겨듣고 살아라

봐 저길 보라고 씨도 땅도

전혀 문제가 아니라는 걸

진짜 문제는 그걸 받아들일

그릇이 전혀 안 돼 있다는 거야

그러니 좀 받아적은 뒤에

꼭 필요한 때에 써먹을 준비를

단디 하라는 것이야

그래야 덤불이든 길 위든 또

거대한 암초에 떨어진다 해도

바로 옥토로 옮겨 놓던지

아니면 올바로 씨앗을 던져야지만

즉 그 모습의 근본이 바뀌어

천상으로 향하는 옥토가 돼

수백 배의 수확을 올릴 수 있는

그런 낙원으로 변화하는 것이기에

그걸 그분의 모습에서 찾는다면

세상 안 되는 게 없는 것이지

그게 바로 그분 말씀 안에 다 있으니까.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