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향한 희생의 열매(5/29수)

 

고추씨가 나란히 싹을 튀워

벌써 고추가 하늘 향해서

이렇게 건재하다고 외친다

하나가 둘이 되고 또 여럿

모두가 합창하듯이 부르는

자연의 소리 곁 다른 애들도

덩달아 하늘 향해 외친다

그래서 작은 텃밭에서는

작은 씨앗들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향연이 펼쳐진다

오이 가지 상추 수박 참외

애들이 다 모이니 풍요롭다

그러나 그 애들도 잠시

자신을 무척 희생시킨다

땅속 습기가 높은 그곳에서

어둠과 벌레들의 놀림 속에

모두 잘 인내해 낸 결과로

이렇게 건강하게 하늘 향해

솟아 나왔기에 해님과 빗님

그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이렇게 으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벌 나비 친구가 되어

한참을 놀다 보니 지들 보다

훨씬 큰 열매들을 맺고 있다

물론 농부의 손길과 정성

그리고 누군가의 기도 소리

이것도 큰 한몫을 한다

그런데 하느님의 섭리 없이

이것이 가능한 것일까

이래서 왜 그분이 소중한지를

한눈에 꿸 수가 있다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들

그분들의 희생과 정성과 기도

그 모든 게 모여서 이 땅의

가톨릭 역사를 잘 써왔기에

오늘날 한국 천주교회는 

이렇게 대단한 꽃을 피우고 있다

이는 하느님의 섭리와 선조들의 피의 결실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