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다고 우습게 보지마(6/16일)

 

그분의 겨자씨 비유는

작지만 그걸 우습게 안 보는

그 안에서 기적이 일어남을

우리는 확실하게 보고 있다 

해서 우리가 작지만 소중한

그것이 어디에서 오는가를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그건 바로 하느님 나라에서

시작된다는 걸 확인한다

씨앗은 세상천지 삐까리다

중요한 건 씨앗이 어떤 모습

더 중요한 건 확실히 죽느냐

여기에 모든 게 달려 있다 

씨앗들은 때가 되면 죽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후손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치고 떠난다

그런데 사람은 그렇지 않다

아주 특별난 사람만이 희생

그것을 통해 거룩한 삶으로

자신을 마감하고 영원히 산다

기왕 죽는 것인데 왜 그럴까

자연의 씨앗들처럼 농부 손에

기꺼이 죽어 푸른 들판과

그리고 결실의 계절을 맞아

온갖 생명을 먹여 살린다

이것이 하느님의 섭리이다

그걸 알고 그렇게 한 것인가

그분을 강제로 죽이게 한다

그러나 그분은 그 죽음에서

당신을 영원히 살게 하는 기적

그것을 통해 힘없는 존재가

어떻게 하늘의 주인이 되는지

분명하게 남기고 떠나셨다

겨자씨는 정말 작은 씨앗이다

그러나 썩어 싹만 튀우면 

그분처럼 위엄을 갖추기에

그분은 겨자씨 비유를 좋아하셨다

동병상련의 삶이기에 그러셨을까?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