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게 하는 그분(7/27토)

 

아무리 꼬라지가 뭐해도

그분은 함부로 하지 않는다

밀 옆에 붙어 있는 가라지

그도 살기 위해서 나왔는데

밉상 중에 상 밉상이다

그래도 그분은 그를 당장

뽑아 버리라 하지 않으시고

그냥 내 버려두었다가 때가

다가오면 그때 확실하게 

처리할 것을 주문하신다

그건 그가 좋아서가 아닌

처리 중에 더 큰 화가 미칠

그걸 미리 방지하는 것

해서 우리는 그분의 지혜

즉 기다리는 지혜가 뭔지

정확히 배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쁘다고 뭐든지

단박에 뿌리 뽑지 못한다면

함부로 처리하는 과정에

오히려 더 큰 화를 입기에

그분은 자세히 보곤 하셨다

우리는 밀보다는 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있다

벼 옆에서 기생하는 피

그는 물속에서 자라기에

확 뽑아도 괜찮기에 피살이

그것을 한여름에도 한다

그러나 밀은 상황이 다르다

어느 정도 크고 난 이후에

밀밭은 많이 건조하기에

가라지가 보인다고 해서 

뽑는 순간 거의 십중팔구는 

밀까지 올라오기 때문이다

마치 더 빨리 수확을 위해

안 익은 밀 이삭을 당기는

그런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

그분 가르침의 지혜를 만난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