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지순의 목자(8/13화)

잃은 양을 찾아 나서는
목자의 모습을 그려본다
여럿의 양 떼를 놔두고
잃은 양 한 마리를 향해
자신의 모든 걸 다 건다
왜 공동체엔 한 마리가
그리도 소중한 것이다
한 마리를 우습게 여기다간
공동체 자체가 위기를 맞는
그런 때가 다가오기 때문에
어느 하나도 정말 소중하다
여기에서 목자와 일반인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참 목자는 하늘의 그분처럼
아주 순수하기 때문에
세상의 그 어떤 한 사람도
잃거나 잘못되는 걸 허용
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므로 약하고 병든 양
길 잃고 방황하는 양
심지어 어둠 속을 헤매고
중독으로 신음하는 양까지
천상의 순수한 눈으로 보다가
마치 천사가 나자렛으로
방문하는 그런 모습처럼
그들에게 순수하게 내려와
좌표를 잃은 양들을 향해
손길을 내어줄 때 그들은
아 이제는 살 수 있다 하며
새로운 길을 찾아나선다
이것이 꼭 이 세상의 삶
그것만이 아니라 천상의 삶
그것으로 이어지는 지고지순
해서 영혼까지 맑아지는 그런
목자가 이 세상엔 필요하다
그런 역할을 하길 원한다면
아이처럼 순수해야만 된다는 것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