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시는 분(9/13금)

 

들보와 티의 비유이다

겨와 똥의 비유와 유사하다

근데 들보와 티의 비유는

사실상 비교 불가이다

어떻게 대들보와 격을 같이한

한 건물의 근간을 이루는

그런 존재를 향해 티끌이

뭐라 할 수 있느냐 말이다

어느 정도 격이 맞아야 

같이 놀아도 노는 것 아닌가

해서 함부로 까불지 마라

스승 앞에서 공손히 배워라

하시는 그런 말씀으로 들린다

그러니 배울 때는 격을 갖춰

공손하면서도 최선을 다해서

깊게 학문과 수행을 하다 보면

분명히 문리가 터지는 때

그때가 온전히 다가온다

그때를 위해 겸손히 행하면

그분도 인정해준다는 걸

여기서 그분의 겸손을 본다

아무리 제자들이 난다긴다

막말로 하늘을 난다 해도

도저히 그분을 따를 순 없다

그분은 그냥 스승이 아니시다

죽었다 깨어나도 못 넘을 산이

바로 그분이라는 걸 다 안다

그래도 그런 분의 입에서

가능성을 언뜻 제시해 주신다

너희가 온전히 배워 마스트하면

결국 스승처럼 될 수 있다는

거대한 희망을 남겨주신다 

얼마나 대단한 겸손이신가 

그러니 상대를 향해 비교와

또 험담을 일삼을 게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깊은 수행 정진

그 안에서 깨달음의 빛을 만나리라.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