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고토(甘呑苦吐)의 길이 아니다(4/13일)

  

당신의 때가 다 차오르자 

결행의 때를 찾고 계신다

그때가 오자 이사야 예언자가 

말씀하신 그대로 상대방에게 

모든 걸 다 내어 주신다 

매질 당하고 수염 뽑히고 

뺨도 내주고 쌩 얼굴로 모욕 

온갖 수치 다 당하시는 그분

허나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음을 당당히 선언하신다

얼마나 당신을 낮추셨기에

신성은 어디론가 떠나가고

오로지 인성만으로 버티신다

인간 말종의 밥이 되신다 

십자가의 죽음까지 허락하시어

하느님의 그림자도 안 보인다

그런데 그 인간들이 죄인으로

죽인 그 죄인이 다시 하느님으로

회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그래서 십자가의 신비이자 

아이러니컬한 일들이 벌어진다

해서 누구든지 큰 사람이 되길

원한다면 뿌리까지 겸손한 사람

그 안에서 하늘까지 오르는

그 길이 뭔지를 그대로 보인다

이걸 만들어 준 사람은 누구

처음엔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

시간이 흐르자 헤로데 빌라도까지

아니 그분을 따르던 이들까지

가세하는 총체적 난국 통해

그분은 하느님이 되시고 있다

이래서 죽음과 부활이라는 건

완전히 먹히지 않고서는 

또 충분히 숙성되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임을 깨닫는다 

해서 때가 무르익는다는 건

무조건 그분 때문에 죽는 것

그 안에서 하느님의 희망을 만난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