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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도 안 되는 영역(4/15화)
천리안을 가진 분이시기에
한 사람의 마음을 보는 건
식은 죽 먹기처럼 보인다
거기에 유다가 걸려들었다
해서 그분은 마지막 만찬
그 자리에서 누가 당신을
영광되게 할 것인지에 대해
서슴없이 발표하시는데
사실 그게 너무 끔찍하다
말이 영광이지 죽음의 길
그곳으로 가는 걸 이리도
태연하게 말씀하실 수 있나
여기에다 기름을 붓는 베드로
그럼 어디로 가십니까 스승님
이에 그분은 태연자약하게
너희는 따라 올 수 없다
왜 지금은 못 따라가는가요
그러면서 목숨도 내놓겠다고
그다운 모습으로 간언하지만
더 정확하게 베드로를 보시며
그의 미래를 읽어 주신다
너는 지금 그 소릴 하지만
그때가 오면 너는 줄행랑
아니 닭 울기 전까지 세 번
삼세번 그것도 나를 모른다고
고백할 인물이 그리 나대느냐
어떻게 이렇게 정확한 표현을
마치 베드로 속에 들어가셔서
그의 마음과 정신까지 컨트롤
하는 모습이라 정말 섬찟하다
베드로도 이런 상황인데
가리옷 유다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래서 그는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밖에 없음이 이해가 간다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게
왜 그분은 다 아시고 계시면서
이걸 막지 않고 있다는 걸까
이야말로 하느님의 뜻이란 걸
그대로 받아들이자니 복장이 터진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