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용서다(3/27월)

 

역시 명쾌하신 분을 만난다

자신의 목숨을 단보로 해서

완전 코너에 몰릴 수 있는데

전혀 개의치 않고 곤경에 처한

간음법을 위반한 여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물론 그분도 진퇴양난이다

여인 편을 들자니 율법이

또 그렇다고 그대로 내주자니

지금까지 보여왔던 당신 모습

그것이 완전히 빛을 잃게 된다

해서 어떻게든 용단을 내려

이 위기를 넘겨야만 여인과

자신의 목숨을 당분간 살린다

땅에 뭔가를 쓰고 있지만

하늘을 향한 아주 깊은 기도

그 안에서 결자해지를 구한다

그렇다 이땐 정곡을 찔러라

그것이 확실한 실사구시의 답

해서 한 말씀 강하게 하신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 중에

정말 죄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먼저 저 여인을 향해

돌을 던져 죽이든 말든 해라

역시 돌직구가 맞는가 보다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기 시작하더니 결국

그분과 간음한 여인만이

넓은 광장에 덩그러니 남았다

혼잣말로 그래 그럴 줄 알았다

그러시고는 간음한 여인을 향해

그자들이 다 어디 갔느냐

모르겠습니다 썰물처럼 몽땅

다 빠져나가고 아무도 없습니다

그때 아주 짧은 한마디 하시는데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다시 죄짓지 마라

이 한마디에 모든 게 용서됨을 본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