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분을 이렇게 (3/29금)

 

왜 무엇 때문에 그분이

이렇게 푸대접을 넘어

황당도 넘는 그 길을

정말 험하게 가야 하는가

막장 이런 막장도 없다

아니 그렇게 큰 어른으로

모시는 것도 정말 아까운

그런 분을 하루아침에 

너나 할 것 없이 해치우는

그런 사람들은 도대체 왜

어디서 이런 걸 배웠는가

본래 그런 놈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은혜를 입은 놈

거기다가 제자라는 놈들도

이렇게 싸그리 사라지는가

본래 싸움터에 겁쟁이들은

어디론가 사라지는 게 정상

그러나 그 싸움이 끝나면

수습은 하고 또 장래만큼은

치러주는 게 도리가 아닌가

정말 권력과 칼이 그렇게도

무서웠단 말인가 그럼

그분의 진정한 가르침은 

도대체 어딜 갔단 말인가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분을

황량한 산꼭대기에 혼자 

그렇게 슬프게 가게 하는가

그분을 방어하지는 못했어도

마지막 길을 통곡하게끔

그래서일까 그분은 말이 없다

정말 그러면 안 되는 법 

아무리 그분이 자발적으로

하늘로 향하기로 결정 해도

또 그들에게 넘겨주기로 

했다 한들 너희만큼은 꼭

마지막을 함께 해야 했을 터 

그래도 그분은 아무 말 없이 희망을 준비한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