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마음이 푸른 이유

아가 어린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봄의 새순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저절로 유순해 진다
꼬물꼬물 거리는 강아지를 보라
얼마나 귀엽고 순진무구한가
그냥 보기만 해도 부자가 된다
그분이 이 순간을 어떻게 놓칠까
해서 그분은 어른보다는 아이들
그들의 마음을 높이 보았다
세파에 찌든 어른의 마음과
아직 세속을 모르는 아이들
누구나 세월을 살다보면
이마의 주름과 함께 녹슨다
그냥 녹만 슬면 좋으련만
온갖 잡동사니를 다 모아 놓으니
그곳이 무엇이 되겠는가
버릴 땐 버리고 비울 땐 비워라
그러다보면 새순처럼은 못 돼도
손가락질 받는 오물은 아니다
아이가 엄마 품을 향해
자신의 몸을 던지듯이
나도 그분의 품을 향해
녹슨 몸과 마음을 던져라
당신을 사랑한다고 하는데
나 몰라라 하는 그런 분
절대 그런 분 아니니
그냥 모든 걸 거두고
몽땅 그분께 맡긴다면
그분은 다 받아 주실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