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도주고 약도 주시는 그분

차라리 그분을 몰랐다면
그냥 눈 감으면 그만인데
안 이상 피할 길이 없다
아니 산 사람도 아니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만큼
완전한 사람이 되라 하시니
이 비천한 중생들이
무엇으로 하늘까지 오르는가
그래도 답을 가르쳐 주시니
좀 괜찮다 싶기는 한데
그 답이 첩첩산중이다
“원수를 사랑하심이다”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신다”
이건 성인(聖人)이 되라 심이다
허긴 성인들도 처음엔 모두
성인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하느님과의 깊은 대화
성경을 파고드는 묵상
그리고 보여 지는 관상
그것 안에서 조금씩 쌓이는 영성 
그것이 언덕이 되고 산이 되어
종국에 하늘로 나아가는
문을 열게 되었고
하늘로 오르는 영광 속에
하느님처럼 완벽한 길
그 길을 향해 들어간 것이다
물론 그분의 길을 감이
결코 간단치 않기에
이렇게 외치고 싶다
하늘을 열려는 굳은 심지
그것이 분명하다면
그분은 꼭 우릴 이끌어 주실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