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남는 사람(9/15목)

 

그래도 맡길 수 있는 분

그런 분이 계심이 다행이다

이제 수많은 사건을 뒤로하고

떠나야 하는 당신 앞에 놓인

위대하신 어머니가 계시다

너무 젊어서 떠나야 함인가

뭔가 할 바를 다 못했기에

마음 한구석이 비어서일까

그래도 어머니 앞엔 자식

그것이 뭔지를 정확히 한다

이처럼 영원한 떠남 안식은

쉽지 않은 관계임을 본다

나야 할 일을 하고 떠나지만

남은 모친에 대한 지극한 사랑

이래서 부모에 앞서 떠남

이것이 이렇게 난해함이다

그렇게 하늘을 찌를 듯한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의 영발

오천 명을 먹이고도 남긴 일

거기다가 죽은 이도 살릴 때

정말 하늘이 땅으로 내려왔다

그땐 세상 인간이 다 모이더니

영발이 바닥나고 때가 이르자

빈들에 거친 십자가와 황소바람

망령들이 득시글거리는 그곳에

끝까지 지존을 지키고 있는 

한 사나이가 있으니 요한이다

그를 일컬어 당신을 대신할 

그런 아들이라고 못을 박는다

세례자 요한과 베드로와 함께

당신이 함께한 사람 중의 으뜸

그중의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이래서 끝까지 남는 사람이

진짜 임을 그분은 증명한다

이래서 십자가가 소중함이고

십자가의 길이 힘들지만 

꼭 끝까지 갈만한 길인 것이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