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 속에 피는 평화(10/20목)

 

인생이 익어가는 삶을 본다

가을의 곡창지대를 바라보며

농부의 근심이 다 거치듯이

인생이 익어가는 그 안에서

하느님을 닮은 사람의 모습

그것을 발견하며 흐뭇하다

가끔 익어가는 인생에 대해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이들

그들은 하느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일을 너무 사랑하여

오장육부가 썩어나가도 그냥

세속의 진흙탕 속을 향해

마치 순항하듯이 웃음 짓는다

고지가 바로 코 앞인데

어떻게 저렇게 태평스러울까

저것이 천진난만 그 자체라면

참 좋겠지만 머지않아 곧

썩소로 돌아오는 메시지인데

오죽하면 그런 그들을 향해

나는 너희에게 평화보다는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심지어 가족 모두가 분열되어

맞서 갈라져 싸운다고 했다 

세속에 완전히 묻힌 사람들

그들을 향한 강렬한 경고다

말이 경고이지 염장을 지른

그런 사건의 핵심이 된다 

그럼 이런 경고의 저주로부터

참 자유를 찾는 해방의 길은

뭘 어떻게 할 때 나올 것인가

완전한 사고의 전환이다

세속의 길에서 영의 길에로

거룩하게 거듭난 순교자들

그들의 뒤를 이어가는 사람들

그 삶 안으로 투신해 갈 때

그분의 말씀도 유연해지면서

하늘은 참 평화를 선사하리라.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