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징표의 주인(10/21금)

 

껍질을 온전히 벗겨 내야 속이

하얗게 자신을 드러내듯이

우리는 얼굴을 가꾸는 것보다

마음을 가꾸는데 애를 쓸데

자신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고

더 나아가 그분을 만나게 된다

탐욕을 늘리려는 생각 이전에

어떻게 하면 하늘에 보화를

쌀 수 있을까 연구를 한다면

그 사람은 모든 걸 다 얻는다

내가 세상을 다 구원 못 해도

세상을 망치는 길로 함께 가는

걸 거부하고 오히려 막는다면 

그 시대의 주인공이 된다

우리는 땅과 하늘의 징조와

날씨의 변화에는 민감하여

굴뚝의 연기를 보면서 아하

오늘은 남풍이 세찬 걸 보니

내일쯤은 큰비가 오겠구나 

이런 것은 도사처럼 맞추면서

불의에 당하고 고통받는 이웃

그들을 향해 침묵한다면

무엇으로 사랑과 정의와 공정

이런 것들을 논할 수 있겠는가 

그분이 오셨을 때를 보라

하실 수 있는 일을 다 하시고

세상 변화를 강하게 촉구할 때

먼 산 바라보듯이 저건 뭐야

봉창 두드리며 배 만 불린다면

어떻게 그 시대를 읽겠는가

영적으로 깨어 있으면서 횡간

상하에 숨어 있는 모든 것을

다 찾아 해석해낼 때까지 

온 힘을 다해 구한다면

그분도 기꺼이 시대의 징표

그것을 읽을 수 있는 지혜를

폭포수처럼 은총으로 내릴 것이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