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향한 이를 기억하며(11/2수)

 

오는 순서를 아는 분

떠날 때도 알고 있음인가

엊그제 떠난 젊은이들도

그분은 알고 계셨을까 

몹시 슬프고 무척 아리다

뭐가 그리 바빠 그리도 빨리

시공을 달리하고 떠나는가

이미 우리 곁을 떠난 그들은

온전히 떠날 수 있었을까

세상의 순수가 메말라가는

그런 때라 이리도 서두르나

그래도 많이 산 사람이 먼저

떠나게 기다려주면 안 되나

하늘은 하늘이 필요한 사람을

먼저 데려간다고 하지만

그래도 너무 이르게 데려가면

세상이 너무 서러워 어쩌라고

해서 믿는 사람과 어른들이

더 순수한 맘으로 살아서

아직 살날이 창창한 이들을

잘 보살필 필요도 많기에

억장이 무너지는 비장함으로

비참한 세월을 울먹인다

세상을 잘 산 사람들이야

언제 가도 그분 환영받지만

뭔가 부족한 사람의 떠남은

누군가가 채워줘야 하는 법

믿는 교리에 따라 살다 보면

죽은 영혼은 뭘 어찌 못하기에

산 이들의 기도가 꼭 필요하다

그래서일까 오늘도 무덤가엔

연도 소리가 아주 구슬프고

묵주와 염주가 연신 돌아간다

나와 관계있는 분들과 

그리고 연고도 없는 영혼까지

모두가 구원되길 이날 기도하면서.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