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깊이(2/19월)

 

나는 어떤 사람인가

길을 가다가 걸인에게

적어도 작은 동전이라도

선뜻 나누면서 가는 나인가

그분은 모든 걸 나누었다

아니 때론 몽땅 내주었다

마치 나눠주기 위해서

세상에 온 분처럼 말이다

그분 앞에 갔을 때 과연

정말 따뜻한 사람인가라고

질문을 받았을 때 글쎄

얼마나 자신 있게 네 하고

큰 소리로 답할 수 있나

따뜻하고 사랑을 나누는

그 사람이 결국 주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이론적으론 얼마든지 가능

그러나 실제적인 나눔 차원

이것은 상당히 거리가 있다 

특히나 젊고 여유가 있을 때

그때는 좀 뭔가 나누는데

나이가 들고 나눌 것도 줄고

심지어 거동이 불편해지면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분처럼 해 보고 싶었던

생각은 있지만 정말 실천이란

어렵다는 걸 확실히 깨닫는다

해서 자선과 사랑의 나눔은

내가 건강하고 자신 있을 때

하지 않고서는 결코 안 쉽다

왜 그분을 닮으라 하는지

그 이유를 이제야 좀 알겠다

그분을 닮아 가도 안 쉬운데

내 고집만으로 뭔가를 한다

그것은 語不成說에 가깝다

해서 우리는 먼저 그분을 닮고

그 안에서 뼈속까지 그분을

온전히 살아낼 때 나눔이 가능할 것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