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나는 길

세례는 물로 받지만
위로부터 오는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고서 뭐가 다를까
아무리 기름 부어 받아도
위로부터 거듭나지 않으면
무엇으로 하늘에 오를까
니코데모는 그분의 사람은 아니나
자신이 권위 있는 유대 지도자로
무엇하나 꿀릴 것이 없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었지만
성경과 영적인 삶에 대해선
늘 배고프고 목말랐다
해서 그는 그분 오심에
늘 궁금했으나 용기가 없어
대낮엔 그분을 못 찾았을 게다
천한 목수의 아들인 예수를
가장 높은 지위의 사람이
벌건 대낮에 찾아간다면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보겠는가
그러나 그는 그분을 찾아갔다
그리고 아주 몹시 놀랐다
‘다시남’ ‘새로남’ ‘거듭남’ 등등
그리고 육이 아닌 영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고서는
결코 하늘나라에 들 수 없다
그에겐 이 말들이 충격 이었다
마음이 조급해진 그는
낮은 수준의 속물이 되고 말았다
‘아니 저더러 다시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야 한단 말입니까’
저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사람은 온전히 깨닫는 것일까
세상을 다 버리고서라도
하늘을 얻는다면 그 길을 가야함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