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으로 가는 길(7/16일)

 

황량한 사막에 호우가 내리고

붉은 물과 함께 모래 산이

큰 굉음으로 변하며 흘러간다

멀리서 그분의 미소가 핀다

머지않아 나귀들이 나타나

큰 자루를 등에 메고 비탈을

오가는 모습을 그려 보신다

이것이 유혹의 산 근처이자

쿰란 마을이 있던 거룩한 곳

그분도 농부의 손을 도우면서

올해는 농사가 대풍이겠군

이런 광경을 관상 안에서도

온전히 그려내는 분이시기에 

오늘의 씨뿌리는 비유를

그렇게 구슬지게 빚어내신다

그런데 어지간한 산비탈들이라

나귀도 정확하게 씨앗들을

날라다 파종하기가 안 쉽다

해서 온갖 사방에 흩어지는

씨앗들로 새들의 잔칫날이다

길바닥 돌 틈 가시덤불

하느님이 공평하듯이 나귀도

골고루 뿌리고 있기에 

사람 빼고는 모두 신났다 

거기다 그분의 교육자료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금상첨화

하여간 인간에겐 부자유이지만

자연은 흘러가는 그대로이다

해서 이성인 인간을 만든

그 이유를 확실하게 깨닫는다

그렇게 만든 인간이기에 한눈

파는 건 절대 미덕이 아니다

해서 그분은 인간과 씨앗은

한번 세상에 나왔으면 적어도

100배는 아니더라도 한 30배

수확을 기대하는 걸로 보인다

나는 어디까지 향하고 있나?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