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도래(到來)(5/17수)

 

어떤 시대가 도래했는가

성령 시대의 도래이다

근데 뭔가가 오고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

그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뭔가 연속적인 게 이뤄진다

인류의 역사는 어느 나라

민족 또는 누구의 시대에로의

전환이 확실하게 이뤄지지만

그분의 시대는 뭔가 다르다

변화가 오고 있기는 한데

연속적이며 거룩한 변화

하느님의 시대에서 그분으로

그리고 그분도 자신의 때가

다 되어가는 걸 느끼면서

성령의 도래를 예언하고 있다

그래서 은은하게 성령의 은총

이것이 내리고 있는 걸 뭔가

화끈하게 느끼질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 마음 안엔

이미 가랑비처럼 촉촉이 젖는다

그리고 사람이 바뀌어 있다

이것이 바로 영성인 것이다

반강제적인 시대의 변화

뭔가 강점기 같은 시대의 도래

변화를 느낄 수 있지만 글쎄

한번 반짝하고는 아니 고통

그것만을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세대를 만날 때

웬지 그리 반갑지 않다

예로 일제 강점기 한반도 전쟁

그리고 IMF와 같은 혹한의 도래

그 앞에서 무척 괴로웠었다

이런 건 모든 걸 파괴하고 떠난다

도래가 맞기는 하지만 글쎄

이것을 과연 어디에서 쓸고

해서 우리는 성령의 도래를 기다리는 것 아니겠는가?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