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깨우시는 그분(4/23일)

 

제자들은 스승을 잃은 후

각자도생을 해 보려하지만

그것이 여간 쉽지 않다

이제야 스승이 그립지만

자신들이 한 일들이 있기에

뭐라 탓할 자격도 없는 상태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없어

옛 일터를 향해 가 보고

낙향을 하지만 소용이 없다

말 그대로 우울증에 패닉이다

그분은 바로 이때다 싶어

죽음의 각질을 깨고 일어나

제자들을 향해 달려간다

이미 대문에서 마음에 문

모두를 닫아버린 그들이라

그분도 기웃거려 본다

그때 여성인 막달라 마리아가

그분 무덤 곁을 기웃거리니

그분은 이때다 싶어 확 야

나야 하니 그때서야 라뿌니

또 거의 동시에 빛의 속도로

밖에 있는 제자를 찾아보니

낙향을 위해 가는 제자 둘

슬쩍 그들 곁으로 다가가서

지난 주간의 정황을 물으니

똥 묻은 놈이 냄새 풍기며

신선한 분을 향해 뭐라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분은

그들 이야길 다 듣다가 그래

구약에서부터 부활하신 상황

그것을 자세히 설명하니

그제야 이분이 누군가 하며

머리를 극적거리고 있다 

그리고는 저녁 초대 자리에서

빵을 들어 감사기도를 드릴 때

역시 영적인 마음이 열린다

라뿌니 하는 순간 그분은 떠났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