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일장춘몽일까(2/9목)

 

모든 것은 뿌리가 깊어야만

세상을 온전히 살 수 있음이다

해서 사람도 때론 거목에게서

많은 걸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그분을 따라다니면서

배울 만큼 배웠다고 생각한 

베드로도 뿌리가 시원치 않아

한순간에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

스승님으로부터 오지게 혼난다

찰나에 천국에서 지옥행이다

그분과 좋은 관계 시절엔

모든 걸 다 함께 할 수 있다고

고백에 마음까지 다 드리지만 

위기가 다가오자 펄쩍 뛰는데

무엇을 위한 난리법석 인지를

자신도 온전히 몰라 난리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여기서 다들 머뭇머뭇 거릴 때

베드로가 확신에 차서 한 대답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보다 더 확실한 대답도 없다

그러나 잠시 후 위기가 다가와

무참한 배척과 고문과 살해 뒤

처절하게 당하고 또 당한다고

그 앞에서 이성을 잃을 정도로

반박에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하자

아니 너는 세상의 것만 생각하고

하느님의 것은 생각하지 않느냐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그러셨을까

하긴 그렇게 깨달음의 달인으로

거듭나던 베드로도 그럴진대

요즘처럼 세상의 삶이 좋은 

이런 현대의 화려한 삶에서

뭘 보고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겠나

해서 성소에 수도의 삶이 없음인가

해도 그분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자

화려한 삶도 일장춘몽이란 걸 말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