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한다면

마지막 버려야 할 것은
이 세상이 끝나는 시간
내가 쥐고 있던 것들을
마지막으로 하는 그것
사람들은 영원히 살 것처럼
마구마구 일을 벌이는데
그건 아직 왕성하다는 것
하지만 끝을 본 사람들은
정리가 뭔지를 안다
시한부의 삶을 사는 분들
그분들은 내가 버릴 것
그것에 대해 잘 안다
처음엔 가족과 일터에 대해
내가 없다면 어떻게 되나
많은 고민을 하게 되지만
그들도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하는
그런 상항 앞에선 그냥 멈춘다
시간이 멎는다면 버릴 것도
그 아무 것도 없다
그냥 그분께 맡기는 것이다
근데 그게 쉬운 것이 아니기에
다들 고민을 엄청 하지만
상황이 그 끝으로 치달으면
엄청난 고난의 시간이지만
그것도 잠시 뿐 
그분은 나를 살포시 앉는다
그게 삶의 마지막 순간이다
근데 믿는 이들에겐
그 끝이 마지막이 아니다
어떻게 잇는지는 잘 모르지만
좌우간 그분은 새로운 장
지금보다 더 좋은 곳으로
나를 확실히 이끈다는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