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달랐다

하느님을 아는 사람이 있었나
이 대단한 질문 앞에 
뭔 시원한 답이 있겠냐만
이 땅에 그분이 온 이후에 
세상과 하늘을 아는 폭이
얼마나 깊고 높게 달라졌는가
사람들은 늘 기도해왔다
아프면 치유 해 달라고
가물면 비를 내려 달라고
가난하면 부자 되게 해 달라고
무엇이든지 빌어 얻으려 했다
물론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분은 달랐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분에게
비아냥거리는 사람들
어디 한번 치유시켜 보시지
왜 그렇게 대단하다면서
그 십자가에서 어서 내려와
당신도 살리고 제들도 살려봐
심지어 베드로도 그랬다
아니 어떻게 스승님께서 
제들에게 당하신다 말입니까
그래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야 이놈아 어떻게 너 마저
하늘의 뜻을 모르느냐
내가 그렇게 많이 가르쳤거늘
넌 그저 저작거리의 먹거리
그 정도로 날 따른 것이냐’
그랬다 그분은 달랐다
뭘 내려주는 분이라기보다
아버지를 확실히 믿었기 때문에
나를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십자가의 신비를 실행하는 사람
아버지처럼 사랑과 자비를 입고
똑같이 실행한 그런 분이셨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