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느님은 분명 현존하시나
손으로 만질 수는 없기에
현실론자들에겐 참 답답하다
토마스가 그 덫에 걸렸다
생전에 그렇게 가까웠건만
그분이 십자가에 희생 되신 후
가뜩이나 마음을 못 잡는데
여기저기서 부활하신 그분을
뵙고 만났다고 야단이니
점점 더 부화가 끓어올랐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 했나
다른 형제들의 그분과의 만남
그걸 너무 시기질투 했을까
좀 땡 깡이 심하다 싶다
그분 옆구리 상처에 손가락
그걸 보고 만지고 확인 않고는
부활하신 그분을 믿지 못하겠소
이렇게 장담을 하면 안 되는데
너무 확 나가 버린 순간
그분께서 잠긴 문을 열고 들어와
‘평화가 너희와 함께’
‘토마스 뉘 지금 뭐라 했노’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나’
‘실컷 확인하고 의심을 버려라’
‘그리고 확실하게 믿어라’
잠시 후면 후회 할 일을
왜 그리 큰 소릴 쳤나
이게 바로 인간이기도 하다
역으로 이것뿐이 안 되나
바로 꼬리를 내리면서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좌우간 다시 믿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어차피 하느님의 현존은
믿고 또 믿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참 신앙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