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뵙고 싶은 분

‘조금 있으면 나를 못 볼 것이고’
‘조금 더 있으면 보게 될 것이다’
앞뒤좌우 문맥을 모른다면 
말 그대로 말장난이다
허나 그분은 헛소릴 안 한다
당신의 위기와 호기를
한 문장 안에 압축 시켰다
생과 사 그리고 새 삶의 양식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던
부활이라는 신출귀몰한 양식
그분의 삶과 고통과 죽음을
단 한 단어로 압축한 부활
그 안에 영원한 삶이 있다
이래서 우리는 그분에 대해
왈가왈부 하다가도 뚝 멈추고
할 말을 잊은 채 그분을 본다
어디 가서 이런 분을 만나나
절망의 저 끝까지도 뛰어넘는
이런 분을 거절할 길이 없다
바보가 된다 해도 좋다
토마스처럼 비난 받아도 좋다
살아생전의 관상이 아닌
생물이신 그분을 뵙고 싶다
‘아니 신부님은 늘 뵙는
그런 분이 아니시던가요
아닙니다 저도 사람입니다’
그분을 뵙는 날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님을
잘 아시는 분들께서 왜
그럼에도 꼭 뵙고 싶은 분
그분이 바로 주님이십니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