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도 속이 차면된다                   

작다고 우습게 보지마라
작은 것에도 생명은 있어
주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때론 잘 보이지도 않는 겨자씨
그렇다고 우습게 봤다간 
한 여름이 다가오면 아니
제가 저렇게 컸단 말인가
그래서 때론 신비를 낳는다
그러니 누구 하나도 안 귀한
그런 존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길거리 행세라고
절대로 깔보지 말라심이다
훗날 그 거지 앞에서 구걸하는
그 신세로 전락할지 누가 아나
또 이 세상에선 꼴찌인데
저 세상에 가서 첫째가 되어
야 이 사람아 하며 비웃는다면
그땐 어쩌란 말인가
해서 시간 속에서 잘났다
내가 더 크다고 자랑하지 마라
있는 그대로 봐줄 줄 앎
그것이 참으로 깨달음이다 
또 하나 결과에 연연하는데
물론 결과가 안 중요하다
이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것에 너무 목매지 마라라
그 결과 보다 더 중요한 것
과연 내가 어디로 가고 있나
이것을 정확히 보라는 것이다
출세를 하면 무엇 하나
그 이후에 감방 안에 앉아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신세라면
그 출세를 어디가 쓰겠는가
중요한 건 작아도 괜찮다
아니 못나도 괜찮다
작은 고추가 맵듯이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라.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