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끝에 만나는 주님공현          

세상은 결단이고 떠남이다
그래야 볼 것을 보게 된다
또 만나야 할 것을 만난다
해서 그때를 온전히 보라
아브라함 할아버지를 보라
메시지가 있자 곧 떠났다 
뭔가 완전한 약속도 아닌데
하늘이 말하니까 그냥 떠났다
해서 때가 차면 떠나야 한다
하느님의 아들도 떠났다 
천상을 떠나 인간계로 왔다
얼마나 힘든 결정이었을까
그래서일까 현자들이 왔다
여기저기서 그분을 보기위해
그것도 밤별을 보고 말이다
그들이 무엇이 아쉬워 왔는가
당대의 석학인 동방박사들
그것도 아주 먼 곳으로부터
밤과 낮을 바꾼 긴 여행
거기다 귀한 선물도 준비했다
황금 몰약 유황까지 말이다
천국에서 오신 분이 왕이기에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를 해
고난의 길을 떠난 것이다 
이들의 유일한 목적은
그분을 뵙고 싶어서 였고
유대의 왕이자 세상의 왕이신
그분을 공적으로 현현하는
공현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근데 이것을 정확히 증명하는
그런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헤로데의 개입이다
천자를 죽이기 위해서
두 살 이하의 아이들을 
모조리 죽이라는 것이다
허나 천자는 고난의 길을 간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