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낮은 데로 흘러라               

겸손이 최고의 덕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외쳐 놓고
윗자리를 탐하는 건 뭔가
사람이 본래 그런 것인가
그 자리가 좋아 보이긴 하나
사실 가보면 참 힘든데
그걸 왜 억지로 탐하는가
모든 지 순리가 있다
모두가 추대하는 사람
그 사람이 그 자리에 가면
그만큼 탈이 없겠지만
역으로 모두가 싫어하는데
그 자리에 가 앉아 있다면
그건 분명 화가 발생한다
그런데도 그것을 하겠다고..
그분의 말씀을 잘 보라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는
폭포가 아름다운데 반해
억지로 물을 잡아 돌리는
분수는 뭔가 부자연스럽다
뭐가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분은 뭣 때문에 내려왔나
그 높은 곳에 계시면
얼마나 편하고 좋을 텐데
일부러 순명을 해 가시면서
우리들 곁으로 내려 오셨다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닌
불쌍한 세상 영혼들의 구원
그것이 오로지 목적이시다
해서 그분은 제발 하시면서
자기 자신에게 맞지 않는
그런 옷은 입지를 말고
또 격에 맞지 않는 자리는
아예 처다 보지도 말라심이다
대신 갖출 것 다 갖추고
낮은 자리에서 겸손하게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분은 그를 훗날 부를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