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때에 응답하는 나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
그 사람은 행복하다
모든 걸 다 얻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시작은 장대하였는데
마무리가 시원치 않았기에
실패라는 쓴맛을 본다 
인생사 안에서야 괜찮다
아직 회복할 기회가 있으니
헌데 그분의 마지막 초대
거기에서의 실패는 안 된다
근데 그 끝이 언제일지 몰라
그분은 늘 깨어 있을 것을
간곡히 당부하고 계심이다
하여간 사람들은 몹시 바쁘다
때론 그분의 초대에 대해서도
참 이유가 아주 많다
새로 산밭을 가봐야 하는 사람
새로 산 겨릿소를 부리는 사람
장가들었기에 못 가는 사람
이유가 이렇게 다양하다
하여간 사람들은 바쁘다
바쁜 것도 다 좋은데 
그분의 시간만큼은 지켜라
제 아무리 바쁜 사람이라도
화장실 가는 시간은 있듯이
그분의 초대하는 그 시간
그 시간을 우습게 여기지 마라
이미 밥 먹듯이 빼 먹었다면
글쎄 지금부터라도 그 의미가
뭔지를 온전히 바라보라 
누가 꼭 학교 가듯이 가라는
그런 차원의 뜻도 아니다
참으로 그분과 깊게 대화를 해
그분의 때와 나의 때를
온전히 알 수 있는 나로
거듭나 있다면 뭐가 문제겠나 
하여간 그분의 부르심엔 응답하라.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