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는 때론 비난도 받는다             

그분을 먹보요 술꾼이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랬을까
그만큼 내적 자유가 컸음을
보면서 놀린 대목이리라
또 절도 있는 그들 눈에는
그분은 지저분한 사람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잡스러움
그 잡스러움은 자신들의 내면
그 안에 다 가지고 있으면서 
오히려 그분에게 뒤집어 씌었다
그분은 요한을 향한 비난
때문에 그렇게 한 것도 아닌데 
해서 우리는 식별의 눈과 마음
그것을 온전히 갖춰야 한다
외면으로 보면 별 볼일 없어도
내면의 세계가 무궁무진한 
그런 분들을 만날 때의 짜릿함
그건 책에서나 실제에서나
거의 같은 체험을 한다
한스 큉은 대단하다
자신의 신학세계를 뛰어 넘어
그분과 참 자유를 만끽하며
새로운 내적 자유를 얻었기에
그분은 무엇이든 가능했다 
미사와 기도와 삶 안에서도
찬란한 석양 하나면 되었다
그 안에서 모든 것이 하나로
거듭남을 발견하고도 남았다
영혼이 맑았던 정일우 신부님
그분도 고도의 기도 안에서는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합되어
먹보에 술주정뱅이가 되어도 
모든 것 안에서 흡족해 하면서 
사람들과 밤샘을 하는 가운데 
하나가 됨을 발견하곤 했다
멀쩡한 사람들이 보면 
글쎄 뭐라고 했을까나
먹보요 술주정뱅이가 아니었겠나.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