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지금부터 준비해도 돼                 

얼마나 준비를 하고 사나
뒤 돌아보면 엄청 주셨는데
은총 관리를 제대로 못해
놓친 물고기만 해도 몇 트럭
이러다 보면 그분 뵙기가
참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 지금 와서 뭘 어떻게
그래도 그분 앞에 조아리고
되돌아갈 기회를 달라고 
간청하는 것 외에 무엇이 있나
내가 좋아 했던 요한 형제님
자기는 그랬었다 양아치였다고
조폭도 못 되기에 그냥 양아치
참으로 인생 끝났다 싶었는데
성당 앞을 지나가는데 묘해
잠시 멈추고 다가간 곳
바로 성모상 앞 이었단다
한참을 그 앞에 꿇어 앉아
울고 있는데 누군가가 와서
등을 도닥여 주기에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
누구지 하는데 하는 말
네가 옛날 공소 마당에 와서
그렇게 열심히 놀던 그 아이
이제부터 또 내 마당에 와서
놀기를 원하는 것이냐 
걱정하지 마라 내가 다 안다
네가 왜 이곳에 왔는지를
그 동안 내가 네게 준 것이
엄청 많았는데 관리를 못해
이 지경에 이르렀구나 
그래도 괜찮다 이젠 바꿔라
삶의 방법과 질을 말이다
매일 이곳에 와서 30분
머물다 가면 내가 안내하겠다
이래서 하느님의 사람으로
거듭나는 시간을 만들었고
거룩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났단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