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해야 만족하나
  
서자이기 때문에 박해받고
천대받았다는 이야기는 있어도
천자에 적자로써 박해 받는다는
이야기는 그분이 아니고서야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이야기다
특히나 같은 종족 안에서 
그렇게 확실하게 증거를 보이며
기적사화를 행하고 베풀었건만
돌아오는 건 무슨 구세주냐는 
그런 핀잔에 모욕과 죽음이었다
그건 다 계산 된 권력욕 이었다
그를 인정해 주어본들 뭣이 남나
적어도 민족의 구세주로 왔다면
자신들을 해방시키고 나서
확실하게 안빈낙도의 삶과 
젖과 꿀이 흐르는 옥토로의 변신
이런 것들로 채워주길 바랬다
허나 그분은 영 그렇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이방인들과
죄인 거기다 창녀들까지도 
자신의 제자로 삼아가면서도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곤
예수를 상전에 상전으로 모시라니
그 당대를 호령하던 그들로써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거기다가 자신들의 선조 성현들을
자신의 발아래 놓고 있으니
자존심 하나로는 천하를 호령하던
그들에겐 도저히 먹힐 수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그분은 자신의 영역을
제자들과 이방인 그리고 약자들로
제한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본다
근데 그게 하느님나라 구현이니
그분인들 뭘 어떻게 더 하는가
이렇게 해서 그분의 구원계획은
반영구적으로 당신의 민족들과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가 보다
이게 하늘의 뜻이라면 어쩌겠나.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