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구하는 길

죽을 각오로 희생해 가면서
그분께 구하고 청한다면
세상에 안 구해지는 것이
과연 몇 개나 있겠는가
그분도 공생활 내내
매 순간 목숨을 걸어가면서 
하늘과 아버지를 향해 
최선을 다해 구하고 청했다
오늘의 성인 유스티노도 
참 궁금한 것도 많고
꼭 얻고자 하는 것이 있어
당대의 석학들을 방문하면서
진리를 깨닫기를 간구했다
허나 아리스토텔레스학파나
피타고라스와 스토아학파도
괜히 철학과 진리에 대해
진정한 깨달음도 없으면서
이것저것 핑계와 요구뿐
참 가르침을 주지 못할 때
아 이대로 죽어야 하나
세상에 나서 이것 하나는 
꼭 구하고 가길 원하는데
진정한 스승은 없단 말인가
거의 자포자기하고는
터덜터덜 바닷가를 걷는데
바람처럼 나타난 한 노인이
성경을 건네주고는 사라진다
마치 바람을 맞은 것인지
아니면 영(靈)에 취한 것인지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봤지만
그분은 어디에도 안 계시고
손에 남은 건 고귀한 성경
예사롭지 않다 싶어 
한자 한자 각을 뜨듯이 
마음에 새기며 읽어 나가니
거기서 진리가 걸어 나오는데
아 왜 진즉 이걸 몰랐을까
진리 중의 진리요 사랑 속의 보화로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