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는 깨달음의 길
  
물아일체 천하일체라면 
이 보다 더 좋은 게 
세상 또 무엇이 있을까
둘이 하나가 되고
셋 이상이 하나 되는 것
그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그분은 말씀 하신다
삼위일체의 하느님과
부부의 일체를 논 하신다
아니 그렇게 돼야만
성스러워져 성가정과 
성스러운 공동체의 탄생이
이뤄짐을 전하고 계신다
깨달음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하늘과 땅과 자연
이웃과 하나가 될 때 
그곳에 깨달음이 깃든다
내가 나무가 될 수 있나
내가 바다와 하나가 되어
온갖 우어들이 나와 함께
나뒹굴 수 있을 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그런 단계에 나아감이고
그 안에서 하나가 된다
그것을 위해선 내가 죽어
완전히 자연과 하나 되고
또 이웃에게 먹혀주며
종국엔 기화되어야 만 
그 안에 깨달음이 찾아 든다
앓는 것 보다 죽는 게 낫다고
그렇게 외치고 쉽겠지만
맹탕 죽는 건 더 어렵기에 
힘들어도 하나 되는 길 
그 길을 희구함이 멋지지 않나
난 뒤 늦게 이 길을 알았지만
성현들은 아주 일찍이
그 길을 위해 정진하신 분들
그러니 존경 받아 마땅하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