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의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느님의 제자가 된다함은
소유를 다 버리지 않고는
어불성설이라고 하신다
근데 세상에 제일 힘든 것이
사실상 무소유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닌가
세상 살면서 어떻게 무소유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몰찬
그분을 볼 때 좀 서운하다
적당이가 안 통하시는 분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해도 꼭 필요한 것이 있으니
자신의 역사인 십자가이다
십자가는 쉬운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목숨까지 내려놓을 때
그 대가로 얻어짐이 십자가다
이 십자가를 얻기 위해선 
뭘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지혜를 구하되 인간이 아닌
그분의 지혜를 구해야 함이고
그분이 갔던 그 길을 가는 것
그것만이 옳다고 하니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내가 더 고착되기 전
나를 더 단순화 시킬 길(道)
그것이 뭔지를 익히는 것
그 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건 아이처럼 되는 길이다
아이들은 인간의 논리와 
하느님의 논리를 다 통하는
그런 단순함의 재주가 있다
어른이 되었지만 아이로 가는
방법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헝가리의 공주 엘리사벳은 
일찍이 당신의 황금 관과 
그분의 가시관을 통해서
십자가의 신비를 깨달았고
무소유의 삶을 살아내셨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