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이냐 진심이냐

싫어하는 사람에게 초대받는다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대부분의 경우 거절을 하는데
어째서 그분은 거절하지 않았을까
그것도 바리사이인의 집인데
이래서 대단할 수밖에 없다
근데 더 묘한 장면이 벌어진다
그 마을에서 안티로 유명한
여인이 찾아와 엉뚱한 행동..
향유를 들고 와 발에 붓고는
그리고 여인의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고 있다니 말이다
기인들의 행동이 아니고서야.. 
그러니 집 주인도 당황할 수밖에
마치 신호등 없는 오거리의
차들이 마구 엉켜 있는 듯한
그런 광경의 모습이다 
그래도 그분은 전혀 당황치 않고
하나씩 실타래를 풀어나간다
세상이 그리 녹록치 않으니
불평을 말라는 것처럼 하시며
너는 사람을 초대해 놓고
손 씻을 물도 안 주었는데
저 여인을 봐라 
네가 비난할 그런 여인이 아니다
내게 값비싼 나르드 향을 
그것도 발에다 붓고는 
자신의 고귀한 머리카락으로
나의 발을 씻겨 주지 않더냐
이 장면에서 나는 너의 속
그것이 다 보인다고 말 하겠다
누가 나를 더 사랑한다고 보느냐
또 누가 나를 정확히 안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말해보라
너는 형식적인 초대이지만
저 여인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나에게 올인 하고 있다
참 사랑이 뭔지를 잘 보라.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