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춤이 가능한 나인가(9/26월)

 

누가 가장 큰 사람일까

나이에 맞게 크게 되고 싶다

허나 그게 생각대로 안 된다

어릴 때는 어른처럼 크게 되길

좀 더 커서는 동네 어귀의

느티나무처럼 커지기를 빌며

그렇게 세상을 살아오다가

바다를 만난 뒤 산에 올라

이렇게 높은 산과 깊은 바다가

있는다는 것에 놀라면서 

하늘의 별들을 보며 조족지혈

내 생각이 아주 작았음을 본다

우주라는 걸 별에서 배우고는

그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우주 너머가 존재는 하는가

그럼 누군가가 그 우주도 

분명히 만들지 않았겠는가

그 존재자에 대해 생각한다

무한성을 가지지 않는 한은

그분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무념무상이 아니고서는 영원성

또 무한성을 논할 수 있을까

그분은 크기를 논하는 사람들

제자들을 향해 일언 지하에

아이처럼 되지 않고서는 감히

크기를 논하지 말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일침을 가하신다

크게 되고 높게 되길 원하면

가장 작고 가장 낮은 자로

거듭나지 않고서는 안 됨을

가장 큰 겸손을 배우는 법을

그대로 몸에 익히라는 것이다

누구를 배우면 가능하겠는가

성경을 관상의 눈으로 가본다

욥 어른만 한 분이 없어 보인다

그 겸손과 인내의 덕을 과연

무엇으로 따를 수 있으려나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