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깊은 마음

돌아온 탕자를 바라보며
화려했던 시절을 다 보내고
거지 누더기가 되어 버린
그 모습을 그려내는 램브란트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니
얼마나 고뇌에 차서
그 탕자를 그려 냈겠는가 
망나니로 커 아버지의 재산을 
물 쓰듯 몽땅 탕진하고 나니
남은 건 빈손과 처절한 고독
오갈 곳 없는데 황소바람은
뼈 속까지 파고드는데 왜
아버지 생각이 그리 큰지
한 사흘 마지막 고뇌 끝에
죽더라도 아버지 집으로 가자며
신발이 다 닳도록 질질 끌고 온
고통의 산 그 모습이 말을 한다
여기까지 오기가 어려웠지
아버지 집과 품은 이렇게 따듯한데
난 어리석게도 저작거리를 떠돌다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었구나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아버지 찾으니
남들은 다 손가락 질 해도
아버지는 자신의 몸이 돌아온 듯
이렇게 다 품어주시니
이걸 무엇으로 갚을까 
엄청 먹먹하다가 폭포수 이뤄
아버지 끝까지 가 보니
생각나는 분은 딱 한 분 
죽을죄를 지었으니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제대로 사람 되어
아버지 마음 헤아리며 살겠습니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