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분들을 

딱 한번 사는 인생인데
무엇이 그들을 울렸나
꽃다운 나이에 다 갖추고
이제 인생의 참 꽃을 
피우려 막 애쓰는데
하늘은 그들의 봉헌을 받았다
피의 역사를 읽어가며
무엇이 그들을 봉헌하게 했나
말이 봉헌이지 피비린내
병유 기해 병오 병인박해
세상의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것도 성화와 묵주와 성경을
밟거나 찟거나 안 밟는다고
톱으로 살과 뼈를 썰고 
매질과 주리를 트는 것
그것으로 모자라 살을 태웠다
무엇이 그들을 견디게 했나
‘나는 하느님을 위해 죽으니
영원한 생명이 시작 될 것이다‘
이래서 이 땅을 영원히 책임지고  
하늘로 우리를 이끄신
영원한 우리의 성인 김대건
담뱃대로 살을 지지는 이들에게
아예 불덩이를 입에 넣으라고
입을 떡 벌리던 13세의 유대철
형리들을 벌벌 떨게 한 그 기개세
상재상서를 통해 신앙을 고백하고
몸이 형장의 이슬로 떠나는 길
‘저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어찌하여
예수님과 똑같은 영광을 주십니까‘
선조들은 처절한 고통 중에서도
그걸 그냥 하늘의 뜻으로 받아
몽땅 희생 나눔 순교의 봉헌으로
지금도 우리를 천국으로 이끌고 있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