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에 있는 빵

 

무엇이든지 가능하신 분

그런 분으로 거듭나 계신

그분을 지금 만나고 있다

오천 명을 먹이신 분이니

사천 명이니 좀 수월하겠지

문제는 언제까지 이것을

그분 혼자 하느냐이다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함은

그분의 나눔을 온전히 배워

함께 나누자는 것이다

나눔은 신비이자 기적이다

끼리끼리의 나눔은 안 보여

그 안에선 기적이 없다

해서 나눔은 무작위의 나눔

특히 소외 가난한 사람들

그들을 향한 나눔 속에서

하늘의 기적이 일어남이다

그럼 뭘 어떻게 나눌 것인가

눈 속에 빵이 있다

제 아무리 동장군이 설쳐도

설날인 춘절이 눈앞이라

눈 속에도 쌔 싹은 움 튼다

해서 눈 속에도 빵이 있다

또 주위를 잘 살피면

내 주머니 속에도 빵이 있다

단 돈 몇 푼이라도 있다면

그게 바로 빵이다

그걸 내놓는 순간에

빵이 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해서 내 마음과 눈 속에

바로 그분의 살아 있는 빵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그분

그분의 몸인 살아 있는 빵

실제의 빵과 성체의 빵이

동시에 하나로 만난다

해서 나눔은 완전한 빵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