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마라 철부지면 어때
  
평생 철부지로 살았다 해도
하늘나라에 먼저갈 수 있는
그 순수함만 가지고 있다면
그 무엇이 두렵겠는가 
쓸데없이 가진 것은 많지만
속이 시커멓다 못해 
숯 덩어리로 타 들어간다면
그걸 어디에다 쓸 수 있겠나
지식과 지혜와 사랑이 싸운다
지식이 세상에서 최고라니까
옆에 있던 지혜가 뭐라꼬
지식 아무리 많으면 뭐하나
머리는 큰데 허구 헌 날 사고만
치고 다니는 젤 어디다 쓰게
그러니 사람은 지혜가 최고지
옆에 있던 사랑이 말 한다
지혜도 지식도 다 좋은데
사랑이 다 식은 너희들은
속빈강정 보다도 못하니 
차라리 들에 갔다 버리는 것이
훨씬 속편이 살 것 같단다
제 아무리 철부지라고 해도
그 안에 사랑을 실천하는 
순수한 아이와 같은 마음
그것만 있다면 친구 먹겠다 
그러니 그분께 가서 사랑
그걸 단 한말이라도 담아오련
아님 널 필요로 하는 어딘가로
제발 이사가 주길 바랄 뿐이야
우린 평생을 지식과 지혜
이것을 위해 나를 다 소비한다
그런데 그분이 필요로 하는 건
그게 아니라 사랑이라고 한다
예수님 시대에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지 잘난 척을 했으면
그 철부지들을 지켜 세우셨을까
마음의 귀가 있다면
활짝 열고 그분을 맞이하시길..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