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주판알
  
인생은 단 한번이다
해서 숙고의 삶을 산다
인생의 항로는 미로다
좋을 땐 천상의 길이나
어려울 땐 암흑을 만난다
인생은 족보를 통해서
나의 삶을 살게 하는데
그 족보라는 것이 때론
족쇄가 되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뿌리가 있다
때가 때인 만큼 우리는
나의 뿌리를 생각하면서
나 자신을 깊게 들여다보는
그런 시간을 맞이했다
어떤 이는 야 정말 멋졌어
또 어떤 이는 강력한 지우개로
한해를 다 지울 수만 있다면
백지로 만들고 다시 시작하는
그런 시간을 갖고 싶다
좋든 싫든 관계하지 말고
한 해의 인생의 결산을
나름 주판알 털듯이 털어라
그러나 족보까지 터는
그런 생각일랑은 안 했으면
그건 좋든 싫은 뿌리는 뿌리다
뿌리라는 근간 없이 살수 없기에..
그분도 요셉과 마리아의 뿌리
그곳으로부터 오신 뒤
매년 믿는 이들 마음속에
희망의 불을 놓으러 오신다
털 것은 화끈하게 털고
다시 시작하는 그 앞에
그분은 반드시 희망을 주신다
그리고 늘 감사하자
이렇게 잘 살고 있음에
산다는 그 자체가 축복이고
더 잘사는 것은 은총이다.

이인주